밸런스게임 질문 모음 › 61~70
밸런스게임 상황 질문 61~70
여행 · 이웃 · 혼자 상황 10개. 상대가 뭘 고를지 먼저 짐작해 보고 물어보세요. 짐작과 진짜가 다를수록 재밌습니다.
061. 혼자 간 대만 여행 둘째 날 밤 9시 · 여행
혼자 간 대만 여행 둘째 날 밤 9시. 야시장에서 숙소로 돌아가는 길인데 휴대폰 배터리가 3% 남았다. 지도 앱은 꺼지기 직전이고, 처음 보는 골목이다.
- A꺼지기 전에 지도를 캡처하고, 숙소 주소를 손바닥에 볼펜으로 적는다.
- B가까운 편의점에 들어가 숙소 주소를 보여 주고 길을 묻는다. 말이 안 통해도 손짓이면 된다.
- C심장이 쿵쾅거린다. 일단 큰길 밝은 쪽으로만 걸으면서 빈 택시가 보이기만 기다린다.
- D길 잃은 김에 그냥 걷는다. 처음 보는 골목에서 처음 보는 국숫집을 만나는 게 여행이다.
- E한국에 있는 친구한테 영상 통화를 건다. 3% 남은 배터리로 "나 길 잃었어" 하는 순간 마음이 좀 놓인다.
062. 15층 아파트 · 이웃
15층 아파트. 오늘 오후 2시부터 6시까지 엘리베이터가 정기 점검으로 멈춘다. 1층 현관에서 아래층 할머니가 2리터 생수 여섯 개 묶음을 앞에 두고 서 계신다. 할머니 집은 9층이다.
- A"제가 들어 드릴게요" 하고 묶음을 번쩍 든다. 9층까지 오르며 내일 다리가 아플 걸 이미 안다.
- B반은 내가, 반은 할머니가 들고 같이 올라간다. 층마다 쉬면서 할머니 손주 자랑을 끝까지 듣는다.
- C관리사무소에 전화해서 점검 날 짐 옮겨 줄 사람이 있는지 묻는다. 다음 점검 때도 이런 일은 또 생긴다.
- D눈이 마주치기 전에 슬쩍 편의점으로 들어간다. 나도 15층까지 걸어 올라가야 한다.
- E들어 드리고 나서 동네 단톡방에 "엘리베이터 점검 날엔 서로 좀 도와요"라며 오늘 일을 슬쩍 적는다.
063. 퇴근길 아파트 화단 · 이웃
퇴근길 아파트 화단. 길고양이 한 마리가 사흘째 같은 자리에 앉아 나를 본다. 마른 몸에 한쪽 귀 끝이 살짝 잘려 있다. 손에는 방금 편의점에서 산 참치 김밥이 있다.
- A김밥에서 참치만 조금 떼어 준다. 내일은 고양이 사료를 사 와야겠다.
- B주면 계속 올 걸 안다. 끝까지 책임 못 질 일은 시작하지 않는 게 맞아서 그냥 지나간다.
- C가까이 가는 게 좀 무섭다. 할퀼까 봐 멀찍이서 쳐다보기만 한다.
- D이 동네에 고양이 밥 주는 모임이 있는지 찾아본다. 이 녀석 이름이 뭔지, 누가 챙기고 있는지 궁금하다.
- E고양이랑 한참 눈싸움을 한다. 머릿속으로 이 녀석에게 "화단 대장"이라는 이름과 사연을 붙여 준다.
064. 지난주 옆집 아주머니가 직접 담근 김치를 반찬통에 담아 주셨다 · 이웃
지난주 옆집 아주머니가 직접 담근 김치를 반찬통에 담아 주셨다. 그 통이 아직 우리 집 싱크대 위에 있다. 깨끗이 씻어는 놨는데 빈 통으로 돌려드리기는 좀 그렇다.
- A마트에서 과일을 사서 통에 담아 돌려드린다. 받은 만큼은 돌려드려야 마음이 편하다.
- B빈 통을 돌려드리면서 "진짜 맛있었어요" 한다. 정말 맛있었으니까 그 말이면 충분하다.
- C뭘 담아 드릴지 고민만 하다 일주일이 또 지나간다. 싱크대 위 통을 볼 때마다 마음이 무겁다.
- D난생처음 마들렌을 구워서 담는다. 잘 됐는지는 모르겠지만, 이럴 때 아니면 언제 해 보나.
- E통을 돌려드리러 갔다가 문 앞에서 30분 동안 수다를 떤다. 돌아올 땐 손에 다른 반찬이 들려 있다.
065. 월요일 아침 7시 50분, 지하주차장 · 이웃
월요일 아침 7시 50분, 지하주차장. 내 차 앞을 다른 차가 가로막고 있는데 사이드브레이크까지 채워져 있다. 앞 유리에 전화번호가 있다. 8시 반까지 회사에 가야 한다.
- A바로 전화하고, 안 받으면 받을 때까지 건다. 지금 이건 내 출근이 걸린 일이다.
- B전화했더니 잠긴 목소리로 "죄송해요, 금방 내려갈게요" 한다. 5분 기다리는 동안 별로 화가 안 난다.
- C전화는 안 하고 택시를 부른다. 아침부터 모르는 사람과 실랑이하기는 싫다.
- D차는 빼 달라고 하고, 오후에 관리사무소에 주차 규칙 공지를 부탁한다. 오늘 일로 끝날 문제가 아니다.
- E결국 지각을 한다. 차 주인이 미안하다며 커피 쿠폰을 보냈는데도 하루 종일 그 차 번호가 머릿속에서 안 떠난다.
066. 아파트 단지에서 처음으로 주말 벼룩시장을 연다 · 이웃
아파트 단지에서 처음으로 주말 벼룩시장을 연다. 관리사무소 게시판에 "자리 신청 받습니다, 한 자리 무료"라고 붙었다. 집에 안 입는 옷이랑 책이 두 상자쯤 있다.
- A신청한다. 돗자리에 물건 펼쳐 놓고 이웃들이랑 흥정하는 장면을 생각하면 벌써 재밌다.
- B물건마다 가격표를 붙이고 종류별로 상자를 나눈다. 장사는 진열이 반이다.
- C전부 500원에 판다. 돈 벌려는 게 아니라 비우려는 거다.
- D신청은 안 하고 구경만 간다. 남들이 내놓은 물건으로 그 집 사람을 상상해 보는 게 제일 재밌다.
- E아는 얼굴을 마주칠 게 좀 민망하다. 내 물건은 조용히 중고 앱에 올린다.
067. 수요일 밤 10시, 혼자 사는 원룸 · 혼자
수요일 밤 10시, 혼자 사는 원룸. 씻고 나와서 머리를 말리는데 갑자기 집 전체 불이 꺼진다. 창밖을 보니 옆 건물도 깜깜하다. 휴대폰 배터리는 40%다.
- A바로 엄마한테 전화한다. 별일 아닌 거 아는데, 누구 목소리라도 들어야 덜 무섭다.
- B초 하나 켜고 창가에 앉는다. 동네 전체가 꺼진 풍경을 언제 또 보겠나.
- C관리사무소와 한전에 차례로 전화해서 언제 들어오는지 알아낸다. 냉동실 아이스크림이 걱정이다.
- D어차피 할 것도 없으니 그냥 잔다. 아침이면 들어와 있겠지.
- E정전 난 김에 휴대폰 손전등으로 벽에 그림자 놀이를 한다. 혼자 토끼, 개, 독수리까지 만들어 본다.
068. 토요일 새벽 1시 · 혼자
토요일 새벽 1시. 침대에 누워 휴대폰을 보다가 천장 모서리에서 손가락 두 마디만 한 바퀴벌레를 발견했다. 잠깐 고개를 돌린 사이 사라졌다. 혼자 사는 집이다.
- A휴지 한 뭉치를 들고 직접 찾아 나선다. 냉장고 뒤든 침대 밑이든 잡기 전엔 못 잔다.
- B불을 다 켠 채 거실 소파에서 밤을 새운다. 그 녀석이 지금 어디 있을지 상상이 멈추질 않는다.
- C친구한테 "지금 와 줄 수 있어?"를 보낸다. 안 올 걸 알지만 일단 보내 본다.
- D그 자리에서 바퀴벌레 습성을 검색한다. 어디로 숨는지, 무슨 약이 제일 잘 듣는지 새벽 3시까지 공부한다.
- E벌레도 먹고살아야지. 불 끄고 그냥 잔다, 내 쪽으로만 안 오면 된다.
069. 평일 저녁 7시, 갑자기 삼겹살이 너무 먹고 싶다 · 혼자
평일 저녁 7시, 갑자기 삼겹살이 너무 먹고 싶다. 동네 고깃집 문에 "2인분 이상 주문 가능"이라고 붙어 있고, 안에는 직장인 단체 손님이 꽉 차 있다.
- A들어가서 2인분 시킨다. 혼자 2인분이면 오히려 좋다.
- B친구 셋한테 "삼겹살 먹을 사람" 보낸다. 고기는 여럿이 구워야 맛있다.
- C문 앞까지 갔다가 돌아선다. 단체 손님들 사이에서 혼자 고기 굽는 내 모습이 자꾸 그려진다.
- D마트에서 삼겹살 한 팩 사서 집에서 굽는다. 기름 튀는 것만 빼면 이게 최고다.
- E내친김에 "혼자 고기 먹기 좋은 집" 지도를 만들기 시작한다. 오늘이 거기 찍는 첫 번째 점이다.
070. 목요일 오전 11시 · 혼자
목요일 오전 11시. 오후 회의가 줄줄이 취소되자 팀장이 "오늘 오후 반차 쓰고 싶은 사람은 써" 한다. 계획에 없던 오후 네 시간이 생겼다.
- A바로 쓰고 나간다. 평일 낮 텅 빈 영화관에서 시간 맞는 아무 영화나 본다.
- B안 쓴다. 밀린 일을 조용한 오후에 다 끝낼 기회다.
- C쓰고 동네 미술관에 간다. 평일 낮 미술관은 거의 통째로 빌린 기분이다.
- D쓰자마자 집에 가서 네 시간을 통째로 낮잠에 바친다. 이것도 계획이다.
- E쓸까 말까 30분을 고민하다가, 혼자 일찍 가는 게 눈치 보여서 결국 안 쓴다.